도희윤 (사)행복한통일로 대표 “비과세금융상품, 통일복권 등 통해 통일의 일상화가 마련돼야”
통일과정에 통일 이후 북한지역의 재건에 소요될 ‘통일비용’은 국민의 자발적 참여를 전제로 ‘민간기금’으로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민통일기금 조성 전략 : 국민주도와 정부의 제도적 지원’ 세미나에 발제자로 나선 도희윤 (사)행복한통일로 대표는 “국민이 통일의 진정한 주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도 대표는 통일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통일비용에 따른 부담을 걱정하는 여론이 높아지는 상황에 주목했다.
그는 “통일의 필요성을 느끼고 통일에 대해 관심을 갖는 국민들은 70~80%에 달하지만, 통일비용 부담에는 소극적”이라며 “국민이 공감하고 합의하는 방식의 통일재원 조달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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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민통일기금 조성 전략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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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통일세’의 명목으로 세금으로만 기금을 마련할 경우, 조세저항이 일어날 수 있는데다 통일에 대한 사회적 책임감도 낮아질 수 있다는 게 도 대표의 지적. 도 대표는 “독일의 경우, 통일후 비용 문제와 상호차이에 의한 사회통합의 어려움이 통일이 가장 큰 위협요인이었다”고 전제한 도 대표는 “통일과정과 통일국가 방향 그리고 통일재원 조달문제 등에 관한 공론과 국민적 공감대 마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도 대표는 “통일은 정부와 국민 모두의 문제라는 점에 입각해서 모든 국민이 참여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형태의 합리적이고 투명한 통일재원 방안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서민의 부담은 최소화하고 통일이 생활의 일부분이 되는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도 대표는 △통일금융상품의 개발 △통일준비기업 북한개발기금 적립 △통일복권 발행 등의 3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도 대표는 먼저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판매되는 비과세 저축예금 이자소득의 일정비율을 고객이 통일기금으로 출연하는 방식의 통일금융상품을 고려해봐야 한다”며 “이 경우 국민은 통일비용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지 않고 정부로선 정부조달 외에 민간조달 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민간에 대한 제도적 지원을 통해 통일재원 등에 대한 정부와 국민의 공감대가 확산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도 대표에 따르면 △이자소득은 비과세하되 비과세 대상 이자소득의 9%는 통일기금으로 기부금 처리하거나 △이자소득은 4%는 저율과세 하되 비과세 대상 이자소득의 5%는 통일기금으로 기부금 처리하는 2가지 방안이 있다. 전자의 경우 연간 1548억원, 후자는 860억원의 통일기금이 조성된다.
도 대표는 “그러나 기존의 세금우대종합저축이나 장기주택마련 저축 등이 내년 말로 종료되기 때문에 통일금융상품을 위해 조세특례제한법 제91조에 ‘통일저축에 대한 과세특례’ 조항을 신설하고 통일에 기여하는 신규금융사품으로 기존 비과세 상품을 대체하도록 하는 게 가장 시급하다”며 “정부와 국회가 통일금융상품에 합의한다면 장기적으로 북한개발을 위한 대규모 민간재원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북한개발펀드를 만들고 통일금융상품예금의 북한개발펀드로의 전환 조건을 유리하게 조성해주는 방안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최소 10% 정도가 상품을 변경해도 10조 이내의 민간재원을 조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 대표는 또 기업이 통일과정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들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통일준비기업으로 선정된 기업에 매년 순이익의 3~5% 이내에서 북한개발기금을 적립하고 이 비율만큼 감면 혜택을 주는 방안을 생각해봐야 한다”며 “이렇게 적립된 기금을 통일후 기업들의 북한 진출시 사회인프라 확충과 공장건립 등에 지원함으로써 북한경제 활성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도 대표는 “국민들이 통일에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식으로 기금을 마련하는 방안도 생각해야 한다”며 “로또복권, 연금복권과 같이 ‘통일복권’을 발행해 복권 발행에 따른 수익금은 통일기금으로 적립한 뒤에 탈북자 정착지원이나 각종 남북사회통합 프로그램 개발에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도 대표는 “남과 북이 오랜시간 갈라졌다가 합치는 과정은 결혼과 같다. 당장 돈이 드는 것만 생각해선 통일이 어렵다”며 “미래에 대한 투자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도 대표는 “국민통일기금의 운용·관리는 통일부 장관이 하고 관리는 금융기관에 위탁하며 기금의 투명성과 수익성 향상을 위해 ‘국민통일기금법’을 제정하고, 투명성과 공공성이라는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며 “민간통일기금을 마련하는 방안을 공론화시키고 전국적인 운동을 통해 확산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미나에 참석한 토론자들도 통일재원 마련방안이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하면서도 세부적 방안에 있어선 다른 의견을 나타냈다.
이의춘 데일리안 편집국장은 “통일비용과 국민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북한의 경제개발을 전담하는 ‘동북아개발은행’을 설립해 지원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만하다”며 “다만 통일기금 적립에 앞서 통일을 담아낼 수 있게 실생활에 맞춰 통일교육이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안성호 충북대 교수는 “북한에 인구 10만명의 혁신도시를 건설하는 데 2조원 정도가 소요된다고 가정할 때 240개의 신도시를 개발하는 데 통일 뒤 10년 동안 480조원이 필요하다”며 “민간부문 60∼70%, 정부부문 30∼40% 비율로 나누되, 정부부문 재원은 직접세와 간접세로 절반씩 구성하고 직접세는 소득세와 법인세에 누진율을 적용해 전 국민에게 매년 20만원 가량을 부과해 매년 10조원을, 간접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7%)에 크게 못 미치는 부가가치세율(10%)을 인상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진식 한나라당 의원은 “화해협력을 통해 통일비용을 낮추려는 노력과 더불어 통일이 주는 혜택, 이익이 무엇인지 알려야 한다”며 “북한에 대한 투자는 이익을 창출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며, 60여년 동안 지불한 분단비용이 통일비용보다 더 크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데일리안 = 변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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