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축구의 월드컵 우승과 자유한국당의 미래

러시아 월드컵이 끝나자마자 찜통더위가 대한민국을 펄펄 끓여놓고 있다.

축구 명문국의 경기를 몇 번 보았지만 여느 때처럼 밤을 지새워 가며 경기를 지켜본 것은 아니었지만, 뭔가 이전과는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 것은 사실이었다.

이번 월드컵에서 우승을 한 프랑스는 필자와는 꽤 인연이 있는 나라다. 북한의 솔제니친으로 불리우는 작가 반디선생의 ‘고발’ 소설집이 현재 전 세계 28개국에서 번역이 이루어졌는데, 이것의 시발점을 제공한 나라가 바로 프랑스였기 때문에 더욱 애뜻한 마음이 있었다.

파리의 외곽에 있는 번역 작가분의 자택을 방문했었는데, 프랑스에서 개인집을 방문한 손님을 위해 극진히 대접한다는 풀코스(참고로 와인을 5병까지 먹었다는)를 먹고 난 필자는 황홀함 그자체로 지금도 지하의 와인창고를 잊지 못하고 있다.

 당시 필자가 방문했을 때의 프랑스는 정치, 사회 전반에 걸쳐 아주 심각한 위기상황에 있었는데, 프랑스 파리에 소재한 풍자신문 《샤를리 에브도》 본사를 급습하여 총기를 난사한 사건과 파리 11번가 길거리에서 총기를 난사한 사건, 생테티엔뒤루브레 성당에서 2명의 괴한이 침입하여 발생한 신부 살해사건 등으로, 여유와 낭만의 프랑스는 어디로 갔을까 싶을 정도로 삭막함 그 자체였고, 쉽사리 그런 악몽같은 테러상황에서 벗어나기 힘들어 보이던 프랑스였었다. 

그런 프랑스가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1998년 '아트사커'로 유명세를 탔던 프랑스는 20년 만에 우승컵을 되찾아왔다. 평균나이가 24.9세로 주목받지 못하는 신예들로 구성되어 조직력에서 뒤쳐진다는 평가를 받았던 터였지만, ‘새로운 황금세대의 출현'이라는 이름을 휘날리며 우승을 차지한 것이었다.

 이번 프랑스의 우승은 시사하는 바가 참으로 크다. 선수와 감독이라는 두 개체가 어떤 식의 융합을 이룰 때 기량을 훨씬 뛰어넘는 결과를 만들어낼수 있다는 것을 공식처럼 보여준 사례임에 틀림없다. 이같은 축구경기 외에 농구경기에서도 필자는 경험한 바가 있는데, 미국 NBA의 전설구단 시카고 불스의 이야기다. 물론 시카고 불스의 전설은 우리에게도 잘 알져진 마이클 조던이라는 천재선수가 있었지만, 필자는 뛰어난 개인선수에 초점을 맞춘 게 아니라 당시의 감독 필 잭슨’에게 주목하였었다. 그때 시카고 불스는 현 북한의 김정은과 친구라는 코트의 악동 데니스 로드맨과 피펜 등 기라성 같은 선수들이 즐비하게 활약할 때였다.

당시의 필 잭슨은, 마이클 조던, 스코티 피펜, 데니스 로드맨 등 자존심 강한 스타플레이어들을 어떻게 조련하고 이들에게 팀웍의 중요성을 각인시켜 그 어느 때보다 탁월한 성과를 냈다.

소위 심리전에 능해 ‘젠 마스터(Zen master, 禪師)’로도 불렸던 잭슨 감독은, 사람의 심리를 파악하고 연결하여 팀으로 결집해서 활용하는데 깊은 조예와 능력을 보였었다. 그런 그였기에 평생 단 하나를 쟁취하기도 힘들다는 미국 프로농구(NBA) 우승컵을 무려 13개나 가진 사람이 되었고 지금까지 전설로 남았다.

 이제 정치의 세계로 눈을 돌려보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되 그것의 구현은 대의제를 통해 실현되는 사회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스포츠경기에 운동장이 있다면 정치의 마당에서는 국회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과 같다.

대통령이 되기 전까지는 최대한 국회라는 무대를 배경이나 방패 혹은 무기로 삼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하지만 대통령의 자리에 올라가면 국회는 자신의 권력에 도전하는 유일한 걸림돌로 인식하는 게 한국정치의 현주소다.

 현재 언론에 회자되는 KBS, 방문진 이사의 국민검증 보도내용을 한번 살펴보자. 얼핏 보면 중요한 언론방송의 이사진에 대해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한다는 아주 좋은 구색 같지만, 제대로 안을 들여다보면 그야말로 시커먼 속내가 금세 드러난다. 왜냐하면 이것은 국민여론 수렴을 빙자로 국민의 대의기구인 국회에서 추천하는 인사들에 대해 생채기를 내겠다는 것이고, 종국적으로 정권의 입맛에 맞는 인사들을 형식적으로 앉혀 거수기로 만들겠다는 후안무치한 기만책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야기가 잠시 빗나갔지만 어쨌든 정치의 영역에서 미우나 고우나 국민의 대변자는 국회다.

문정권이 호시탐탐 국회를 노리는 건 이 때문이다. 물론 국회까지 장악하면 그때서는 본격적인 본색을 드러내어 국회조차 거수기로 전락하게 만들게 뻔하지만 말이다.

정치에도 선수가 있고 감독이 있고 조직이 있고 펜들이 있다. 개별 정치인과 대표자가 있으며, 정당이 있고 당원이 있는 것과 같다. 이들도 승부를 가진다. 스포츠와 똑같다. 

총선이라는 운동장에서 최선을 다해 뛰고 그 결과에 따라 승패가 나뉜다. 의석수로 말이다.

 정치라는 스포츠 경기에서 이기려면 그 구성원들이 무엇을 해야 할까. 스포츠와 비교해보자.

우선 정치인의 개인기량이 뛰어나야한다. 당연하다. 하지만 개인기량만 뛰어나다고 꼭 승리하라는 법은 없다.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지만 운동장에서 뛰지 않는 선수가 과연 팀의 승리에 기여할수 있겠는가?

스포츠도 매 한가지 아닌가. 

감독은 선수들의 능력을 철저히 파악하고 적재적소에 이들을 배치해서 자신의 역량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를 쏟아 붓게 만들어야 한다.  여기에 감독의 호불호(好不好)만으로 경기에 임한다면 백전백패는 불을 보듯 뻔하지 않겠는가.

관록만을 따지고 유명세만으로 선수를 선발한다면, 그렇게 뽑아놓은 선수들이 투혼을 발휘해 온몸을 불사른다면 당연히 경기장이나 응원단이나 하나의 결합체가 되어 감동의 하모니를 만들어 낼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에너지가 능력과 결합될때 승리가 담보되는것 아니겠는가?

그런데 지금 자유한국당을 보면 경기를 보는 관중이나 당원들도 월드컵 경기장에 있는 관중이나 응원단과 똑같은  마음일 것이다.  느슨하게 기운이 빠져 자기살길만 찾으면서 뛰는 척하는 선수나 정치인을 보고서 신바람이 나는 사람들은 없다. 설령 지더라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 개인의 기량을 넘어 조직의 승리를 위해 팀웍이라는 조직으로 개인을 희생하는 모습에서 미래의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티켓을 끊고 유니폼도 사고 당비를 낼 것이며 지지를 보낼것이다.

 현재는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자유한국당,  자기 희생보다는 자기이익만을 위해 계파싸움에만 몰두하면서 자기들 정당의 목표이념이 무엇인지 조차 망각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을 국민과 당원들이 정말 지지 할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마크롱의 등장과 신예 공격수 킬리안 음바페, 디데에 데샹 감독의 전략과 전술이라는 차원에서 바라본 자유한국당의 살길은 정체성이 모호한 비대위원장을 모셔오는데 있는것이 아니라  자기희생과 결단으로, 다음 경기를 이길 수 있는 자기희생과 뜨거운 열정과 능력의 결합이라는 강한 응집력을 만들어 내는것이 ‘새로운 황금세대의 출현’의 길이 될것으로 사료된다.

미래는 현재의 모습에서 그려짐을 잊지 말기를 당부한다. 

출처 https://www.lkp.news/news/article.html?no=48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