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장세정]

중국을 방문 중인 류우익(사진) 통일부 장관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1주년인 23일 “연평도와 천안함은 (남북 분단과 긴장에 따른) 분단 비용”이라며 “이제 통일에 대비하는 투자 차원에서 정부와 국민이 함께 통일재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 장관은 베이징 특파원 간담회에서 “향후 20년 뒤 통일이 이뤄진다는 연구용역 결과를 전제로 보면 약 55조원의 통일재원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류 장관은 통일 재원과 관련, 관계 부처 협의를 거쳐 남북교류협력기금 중에서 사용하지 않았거나 남아 국고에 귀속될 자금(불용액)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민간의 자발적인 통일 성금 모금 방안도 제안했다. 류 장관은 지역과 계층을 초월해 모으는 국민 성금을 통일적립기금이라고 부르면서 “‘통일 항아리’를 만들어 모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남북교류협력기금 불용액을 사용하기 때문에 재정 건전성에 악영향이 없고, 국민의 자발적 성금을 보태기 때문에 준조세 부담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민 성금의 경우 세금을 낸 뒤에 실질적으로 자기 주머니에 들어간 ‘아픈 돈’을 낸다면 통일에 기여하는 의미가 더 클 것”이라며 “통일적립기금을 낸 국민의 이름과 일련번호를 기록으로 남겨 통일국가의 보물로 지정하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 정세에 대해 류 장관은 “북한도 내부 문제가 있고 해야 할 일이 많은데 높은 긴장 수준을 유지하고 싶겠는가”라고 말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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