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위원 中학습시보 前부편집장 "北, 한반도 정세 더 악화시키지 않을 것"

(서울=연합뉴스) 윤일건 기자 = 중국 중앙당교 기관지 학습시보(學習時報)의 덩위원(鄧聿文) 전 부편집장은 21일 한국은 남북통일이 중국에 손해보다 이득이 된다는 점을 확실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을 방문 중인 덩 전 부편집장은 이날 '행복한 통일로', '새날을 여는 사람들', 신문명정책연구원 등 3개 단체가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주최한 '북한 핵문제와 중국의 한반도정책' 주제의 심포지엄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덩 전 부편집장은 지난 2월 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이제는 중국이 북한을 포기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가 보직 해임된 후 서방 세계에 이름이 크게 알려진 인사다.

그는 박 대통령의 '6월 방중설'을 언급, 박 대통령이 반드시 시진핑 주석에게 통일된 한반도는 중국에 도움이 될 뿐 절대로 손해를 끼치는 일이 없을 것임을 정확하게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그래야 통일한국이 자신들과 적대관계가 될 수도 있다는 중국의 우려를 없앨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남북통일의 방식에 대해 덩 전 부편집장은 북한이 경제발전을 하게 하면서 남북 간 경제교류를 통해 천천히 통일을 하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라며 "이런 방식은 남북한은 물론 주변 국가에도 손실이 가장 적은 방법이고 한국과 중국이 원하는 방식"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사회는 매우 다원화된 사회라며 북중 관계에 대해서도 중국 내에 다양한 시각이 존재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덩 전 부편집장은 중국 내에 북중 혈맹관계를 유지하자는 의견, 전략적 관점에서 중국이 전제조건을 내걸고 북한을 지원하자는 의견, 중국과 북한의 특수한 관계를 정상적인 국가관계로 돌려야 한다는 의견 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입장에서의 '정상적인 국가관계'에 대해 "중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한국과의 관계처럼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덩 전 부편집장은 현재 한반도 정세와 관련, 북한 핵문제의 심각화는 중국의 더 강력한 제재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며 "북한 정권의 생사가 중국의 손에 달렸기 때문에 북한은 사태를 더 악화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북한의 개혁개방 가능성에 대해 덩 전 부편집장은 "김정은 체제하에서는 절대로 개혁개방이 없을 것"이라고 단정하며 "하지만 (북한의) 지도자가 바뀌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말하는 '개혁개방'은 정책에 대한 작은 수정·보충이 아니라 북한 경제발전과 관련한 근본적인 개혁을 의미한다며 "개혁개방, 즉 자본주의에 대한 문호개방은 북한 정권을 더 빨리 파멸로 몰고 가기 때문에 핵 포기와는 별개로 북한은 절대로 개혁개방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덩 전 부편집장과 다른 의견들도 제기됐다.

이문기 세종대 교수는 북중 관계에서 중국은 북한보다 선택의 폭이 더 좁다며 "덩 전 부편집장 주장처럼 중국 정부가 북한을 버리고 북한을 강하게 압박하는 것은 우리의 바람일 뿐 실제로 중국이 그렇게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지적했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은 남북통일에서 중국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가 중국의 역할을 너무 크게 생각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북핵문제는 북미대화를 통해 풀어가는 것이 가장 빠르고, 실제로 위협을 받는 우리가 적극적으로 북핵 해결에 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