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발된 북 김정남 사실은 싱가포르서 공작중?
대북 소식통 "암살설? 신변 이상보다는 싱가포르에서 지내고 있을 것"
"마카오 중심이던 북 해외공작 거점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로 바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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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사진 왼쪽)과 삼남 김정은. ⓒ연합뉴스 |
북한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이 가족과 함께 거주해오던 마카오에서 사라졌다는 <조선일보>의 5일자 보도와 관련해 “김정남의 신변에 이상이 생겼을 경우보다 싱가포르에서 지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대북 소식통들의 분석이 나왔다.
1982년부터 마카오에 거주 중이면서 지난 11년간 김정남과 접촉해왔다는 이동섭 마카오 한인회장은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마카오에서 살던 김정남이 작년 12월 말 이복동생인 김정은 집권 이후 마카오에서 사라졌다”며 “2000년쯤 우연한 기회로 김정남을 알게 돼 작년까지 계속 접촉했지만 올 들어 김정남을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회장은 “김정남의 부인과 딸(13)은 아직 마카오에 있다”고 전했다.
김정남은 김정일 사망 전까지 마카오 등에서 주로 일본 언론과 만나 북한의 체제 붕괴를 예언하고 김정은을 원색적으로 비난해 올 초까지도 내외신에서 종종 회자돼왔다.
하지만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직후부터 김정남의 행적에 대한 보도가 끊어지면서 최근 탈북자로 가장했다가 구속된 북한 공작원의 진술에 따라 북한 보위부의 암살지령설마저 돌고 있는 상태이다.
하지만 대북 소식통은 “그동안 마카오 중심이던 북한의 해외공작 거점이 싱가포르로 바뀌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김정남이 거주지를 마카오에서 싱가포르로 옮겨 중국을 오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은 원래 마카오를 비롯해 태국, 캄보디아에 집중적으로 외환을 유치해놓고 여기에서 본국으로 자금을 송금하거나 해외에 있는 기구들을 관리해왔지만 최근 공작거점을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로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 회장도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006년 9월 미국의 (북한 돈 2500만달러가 예금된)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에 대한 금융 제재는 마카오의 북한 공작거점을 붕괴시켰다”고 했다.
김정남이 마지막으로 언론에 노출된 것은 지난 1월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에서 마카오행 비행기를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대북 소식통은 “해외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데다 중국이 철저하게 보호하고 있는 김정남이 현재 드러나지 않게 북한을 위해 일정 역할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많다”고 했다.
앞서 <데일리안>은 김정남의 최근 행적이 묘연한 것과 관련해 김정일 사후 김경희·장성택 부부와 김정남 사이에 김정은 체제 안정을 위한 모종의 커넥션이 있었다는 또 다른 대북 소식통의 전언을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소식통은 “김정남이 김정일 사망 직전 평양에 들어가 생전의 김정일을 잠시 만났으며, 이때 김정은의 정권안착에 방해가 되지 않겠다는 맹세를 했고, 그 대가로 김정남이 평생 해외에서 살 수 있도록 김정일의 개인계좌 몇 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받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김정남에 대한 암살지령을 받았다는 북한 보위부 공작원의 진술에 대해 대북소식통들은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최근 탈북자로 위장해 남한에 잠입했다가 지난 9월 12일 구속된 김모씨(50)는 공안 당국의 조사에서 “중국에서 활동하던 2010년 7월 보위부로부터 ‘김정남(김정일의 큰아들)을 찾아 암살하라’는 지령을 받았다”고 진술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도희윤 피랍탈북인권연대 대표는 “일부 충성심이 높은 공안기관에서 김정남 암살과 같은 계획을 세울 수는 있겠으나 김씨 일가와 같이 로열패밀리와 관련된 것은 매우 조심스럽다”며 “특히 김정일의 여동생 김경희가 살아 있는데다 김경희의 남편 장성택과 김정남의 관계도 돈독한 만큼 김정남 암살 지령이 내려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도 대표는 “현재 건강이 악화된 김경희가 사망할 경우 모든 중심이 김정은의 고모부 장성택으로 쏠릴 것이므로 이때 김정남 신변에 변수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현재로선 그럴 가능성도 낮다”면서 “그것보다 김정은 추종세력의 권력기반이 흔들릴 경우 오히려 김정남을 위해할 움직임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데일리안 = 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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