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을 일방적으로 연기, 무산시킨 이유를 놓고 여러 가지 견해가 제기되고 있다. 이 가운데 ‘행복한 통일로’ ‘피랍·탈북인권연대’ 등의 시민단체를 이끌며 남북통일을 위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도희윤 대표의 얘기를 24일 들어봤다. 도 대표는 ‘북한 정권에게 지금 돈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편집자 주>

“우선 김정은의 부인 이설주 이야기가 중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설주 추문에 대한 남한 언론의 대대적인 보도를 문제 삼았다고 볼 수 있다. 또 한가지는 이산가족 상봉을 금강산 관광과 연계시키려는 의도가 먹혀들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리고 중요한 점은 북한 정권은 기본적으로 이산가족 상봉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산가족 상봉을 진행하려면 대상자들에 대한 교육을 실시해야 하고 그들을 이동시켜야 하는데 시간 및 교통시스템이 녹록치 않다. 특히 이미 북한 사회에는 남한이 잘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마당에 이산가족 상봉을 하게 되면 이런 소문이 확대되면서 체제에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금강산 관광은 그나마 북한이 체제 위협을 덜 받고 할 수 있는 사업이다. 나도 금강산을 여러 번 갔다 왔는데 남한 사람들이 이동하는 코스 양 쪽으로 철조망이 쳐져 있다고 보면 된다. 그 만큼 북한 사람들과의 접촉을 철저히 차단한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있다. 지금까지 북한 관광과 관련해서 금강산 관광만 나온 게 아니다. 개성 관광과 평양 관광 얘기도 나왔다. 그러나 북한은 오로지 금강산 관광 얘기만 한다. 이유는 명백하다. 개성 관광이나 평양 관광은 도시에서 이루어 진다. 북한 주민들과의 접촉을 막을 수가 없다. 때문에 체제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금강산 관광은 나름 통제가 가능하다.”

“북한 정권은 금강산 관광 재개와 5.24 조치 해제를 가장 바랄 것이다. 북한 정권은 지금 돈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현재 북한 정권의 유지는 돈과 함께 간다고 본다. 그 돈을 인민들을 위해 쓰기 위한 것이 아니라 권력층을 달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다. 인민들에 대한 폭압은 계속하는 대신 권력층에게는 초호와 선물 등을 주는 ‘선물통치’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 북한 정권이 돈이 없다. 그래서 권력층에게 나눠 줄 돈이 없고 궁극적으로 정권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위기다. 이처럼 돈이 절실한 북한 정권에게 금강산 관광 재개는 체제위협을 피하면서 돈벌기를 할 수 있는 접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5.24 조치를 해제하게 되면 남한의 대북협력업체를 통해서 북한은 엄청난 돈을 챙길 수 있다.”

“정부가 앞으로는 대화를 하면서 뒤로는 북한정권을 무너뜨리는 작업을 하는 건 좀 한계가 있다. 그보다는 정부는 원칙을 지키면서 신뢰를 얻어 국제사회로부터 지지를 끌어내야 할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현재 박근혜 정부의 대북 정책에 긍정적이다. 그런데 정부가 할 수 없는 것을 NGO가 해야 한다고 본다. NGO가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 여러 ‘루트’를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남한의) 실상을 더욱 자세히 알리고 그들의 지지를 끌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건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물질만능주의 세태 때문에 통일이 부담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결국에는 통일이 반드시 필요하고 그것이 엄청난 긍정적 효과를 줄 것이라는 것을 우리 민족은 알고있다. 덧붙이자면 ‘이석기 사태’에서 나타난 주사파들이 아직까지도 유지되고 있는 것은 북한이라는 한 나라가 그 뒤에 있기 때문이다. 이런 반국가 세력들을 소멸시키기 위해서도 우리가 통일을 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