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솔제니친(North Korean Solzhenitsyn)으로 불리는 익명의 북한 작가의 단편집 ‘고발'이 세계 출판업계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는 소설을 소개하는 코너에 소개됐다.
이 작가의 작품들은 비정부기구(NGO) ‘행복한 통일로'의 도움으로 북한 밖으로 전달돼 2014년 <조갑제닷컴>이 이미 한국에서 출판한 바 있다. 그가 아직 북한에 살고 있어 더 화제를 뿌리며 유럽권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디'라는 필명의 이 작가의 에이전트인 바바라 지트워는 미국과 영국에서 많은 출판 선점 제의를 받았다면서 “며칠 전 출판 사전 제의들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즉각적이고, 전혀 뜻밖의 반응(immediate and stunning)”이라며 “오는 4월 런던 북 페어 이전까지 독일, 이스라엘, 스웨덴, 이탈리아 등지에서도 제의를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략)> (국민일보 인터넷판)
  

 반갑지만 한 편으론 씁쓸함이…

 북한人權에 대해 세계가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것, 그리고 <조갑제닷컴>이 펴낸 책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사실에 반가웠다. 동시에 趙甲濟(조갑제) 기자가 이번 양승오 사건으로 인해 보수우파 진영에서 매도당하는 현실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북한정권에 우호적인 서적이 곳곳에 퍼져 있는 작금의 현실에도 화가 났다.

 《고발》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은 좋은 소식이었다. 이를 알고 있는지 趙甲濟 기자에게 물어보려 했지만 국내에 없었다. 그때 《고발》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하고 싶었는데 이제야 하게 되었다. 이 소설이 ‘재미있다’, ‘흥미롭다’고 評하는 건 북한 동포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고발》엔 북한 동포들이 겪고 있는 가슴 아픈 이야기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먼저 본 아내는, ‘이런 이야기는 영화나 드라마로 나와야 하지 않느냐’고 했다.

 사실 《고발》은 우리의 이야기다. ‘민족평화’, ‘인권’을 입에 달고 사는 이들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이야기다. 세계로부터 주목받는다는 건 인류보편적 가치에 호소하는 바가 크고 작품성도 뛰어나다는 의미다. 안타깝게도 국내에서는 그만큼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른바 위안부에 대한 영화가 나오고 그들을 소재로 한 기획 드라마도 나왔지만 6·25때 끌려간 국군포로를 제대로 다룬 프로그램은 아직 없다. 조선왕조로부터 이 땅을 빼앗은 日帝에 대해선 지금도 이를 갈면서, 김일성을 도와 대한민국을 짓밟고 수많은 사람을 죽게 만든 중국에 대해선 우호적이다. 일제 때 발생한 일들은 잊지 말자고 하면서 지금 이 순간 대한민국의 未收復(미수복) 영토에서 우리 동포들이 김정은 체제 하에서 고통 받는 것엔 관심이 없다. 


 민족문제연구소와 서울시의 행태

 2년 전쯤이었나. 살고 있는 곳 부근의 도서관에서 廉燉載(염돈재) 박사가 쓴 《독일 통일의 과정과 교훈》이란 책을 빌렸다.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꽂혀 있던 이 책은 새 것처럼 깨끗했다. 이영희나 백낙청, 조정래 씨가 쓴 책에 손때가 잔뜩 묻어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左편향적인 책들은 또 왜 그렇게 많은지 그 속에 廉 박사의 책이 있다는 게 감사했다. 이른바 ‘從北(종북) 콘서트’로 인해 추방당한 신은미가 쓴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을 가다》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하는 우수도서에 포함되어 논란이 일었다. 舊 통합진보당과의 연대에 찬성했던 이들이 쓴 책도 우리사회 곳곳에 박혀 있다.

 ‘민족문제연구소’라는 이름의 단체는 朴正熙 대통령을 친일파로 낙인찍어 《친일인명사전》 발간 시에 등재한 바 있다. 얼마 전 서울시 교육청은 이 사전을 관할 학교에 비치하기로 했다. 서울시의회는 예산을 통과시키고, ‘《친일인명사전》을 베껴 쓰며 뜻 되새기기 국민운동’을 시작했다. 서울시 교육청은 중·고교 583곳에 《친일인명사전》 구입 예산 30만 원씩을 지급했다. 일부 학교는 이념적 편향성 등을 이유로 집행을 거부하거나 보류했다. 이에 서울시의회는 《친일인명사전》 구입을 거부한 교장들을 議會(의회)에 소환해 그 이유 등을 따지겠다고 한 상태다. 폭력도 이런 폭력이 없다.

 서울시 산하에는 현재 154개의 위원회가 있다. 이중 59개가 박원순 시장 취임 후 설치되었다. 서울시 위원회는 공무원의 독단적인 의사결정을 배제하고 전문가, 산업계 등 민간과 협의로 의사결정을 하도록 한 ‘합의제 행정기구’인데, 현재는 박원순 시장과 친분이 깊거나, 정치 성향이 유사한 인사들이 대거 포진되어 있다. 박원순 체제의 서울시는 관료조직을 배제한 소비에트式 조직 이론의 현장 같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그런 朴 시장은 2012년 도서관 정보서비스 위원회를 구성하고 직접 위원장을 맡고 있다. 서울 시내 도서관을 어떤 식으로 지원할지, 어떤 책을 비치하도록 권장할지, 도서대출 및 대출 업무 등과 관련해 어떤 人的 네트워크를 조직할지 우려된다. 


 <조갑제닷컴> 책을 제대로 소개한 적 없는 자칭 右派들

 상황이 이런데 자칭 右派(우파)라는 이들마저 좌경적 행태를 보인다. 박원순 시장 아들에 대한 병역비리 의혹 제기자들에게는 환호하면서 趙甲濟 기자에겐 ‘빨갱이’라고 매도한다. 趙甲濟 기자는 국가보안법 폐지를 막는데 크게 기여했다. 노무현 정권 당시 徐貞甲(서정갑) 국민행동본부 회장과 함께 온몸으로 싸워 이루어냈던 것이다. 통합진보당 해산 아이디어를 내놓았으며, 右派정권 출범에도 기여했다. 기자로서는 《朴正熙 傳記》를 써서 ‘박정희 신드롬’을 일으켰고 좌편향 교과서 문제, 전교조 문제, 從北성향 사회단체의 문제점, 박원순 시장의 문제점 등을 꾸준히 지적했다.

 趙甲濟를 左翼(좌익)이라고 음해하는 자칭 右派인사들은, <조갑제닷컴>이 발간한 책을 제대로 소개한 적이 없다. 그러면서 사실을 중시하는 趙甲濟 기자와 <조갑제닷컴>의 기사(도서) 중, 자신의 마음에 안드는 일부(그것도 사실과 완전히 다른)만을 끄집어내 비난하기 일쑤다. 이들의 행태는 독선이라고 밖에 달리 표현할 수 없다. <조갑제닷컴>의 《고발》이란 책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는 기사를 보며 씁쓸했던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이제는 《고발》에 우리 사회가 관심을 좀 가져줄까. 도서관에, 학교에 비치될 수 있을까. 문체부는 우수도서로 지정해줄까. 자유총연맹 같은 단체는?… 나는 모른다. 다만 《고발》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은, 《고발》을 읽고 무언가 해야 할 의무가 있는 우리의 직무유기에 대한 또 다른 ‘고발’이라는 점이다.